58세에 처음 기타 잡고 70세에 데뷔한 할아버지

인생을 새로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과연 있을까요? 여기, 60년에 가까운 세월을 중노동과 폭력, 교도소의 쇠창살 아래에서 보낸 뒤, 자신의 모든 상처를 끌어안고 70세에 전 세계를 향해 노래하기 시작한 한 남자가 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거칠고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블루스맨, 티-모델 포드의 이야기입니다.

상처로 가득했던 반평생

그의 본명은 제임스 루이스 카터 포드. 미시시피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제재소와 벌목 캠프를 전전하며 고된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야 했습니다. 그의 젊은 시절은 폭력과 생존을 위한 싸움으로 얼룩졌고, 결국 살인 혐의(그는 평생 정당방위를 주장했습니다)로 교도소에 수감되어 강제 노역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삶에서 음악이 들어설 자리는 단 한 뼘도 없어 보였습니다.

이별의 선물, 낡은 기타 한 대

그렇게 인생의 대부분을 밑바닥에서 보낸 그의 나이 58세. 다섯 번째 아내가 그의 곁을 떠나며, 마지막 선물이라며 낡은 기타 한 대와 앰프를 던져주고 갔습니다. 이별의 상처와 함께 남겨진 기타는 역설적이게도 그의 인생에 가장 위대한 선물이 되었습니다. 그는 난생 처음으로 기타를 잡고 독학으로 자신만의 연주를 터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투박한 손에서 터져 나온 소리는 기교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그의 거친 삶 전체가 응축된 듯한 날것의 블루스 그 자체였습니다.

세상을 뒤흔든 날것의 블루스

그는 음악을 배운 적도, 악보를 읽을 줄도 몰랐습니다. 그저 본능이 이끄는 대로 연주하고 노래할 뿐이었습니다. 밴드 드러머에게는 늘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리더니까, 넌 그냥 나를 따라와." 그의 음악은 예측 불가능하고 혼란스러웠지만, 그 안에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진정성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 그의 나이 70이 넘어 미시시피의 숨겨진 블루스맨들을 발굴하던 '팻 포섬 레코드'에 의해 발견되었고, 그는 마침내 데뷔 앨범을 내고 전 세계를 누비는 블루스맨이 되었습니다.

가장 늦은, 그러나 가장 위대한 시작

티-모델 포드의 삶은 가장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위대한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온몸으로 증명합니다. 그의 블루스는 완벽한 연주가 아닌, 한 인간의 삶이 얼마나 진솔하게 음악에 담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위대한 기록입니다. 그의 거칠고 따뜻한 목소리는 지금도 우리에게,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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