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에 마비, 72살에 뇌수술.. 두 번 쓰러진 그녀가 다시 무대에 선 이유

음악의 역사에서 조니 미첼은 하나의 장르로 정의할 수 없는 위대한 싱어송라이터로 기록됩니다. 그녀의 삶은 마치 그녀의 노래 가사처럼, 수많은 시련과 극복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녀는 삶이 자신에게서 무언가를 빼앗아 갈 때마다, 그 결핍을 오히려 세상에 없던 예술을 창조하는 가장 위대한 무기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약점을 독창성으로 바꾼 소녀

9살의 어린 나이, 소아마비는 조니 미첼의 왼손에 평생의 후유증을 남겼습니다. 기타 코드를 제대로 운지할 수 없게 되자, 평범한 소녀였다면 기타를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습니다. 잡을 수 없다면 잡지 않겠다. 그녀는 기타 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완전히 다르게 조율하는 '오픈 튜닝'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50가지가 넘는 그녀만의 튜닝 방식은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는 수단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녀의 독창적인 사운드와 화성 진행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삶의 모든 고통을 노래로

그녀의 음악이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단지 기술적인 독창성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겪는 가장 깊은 고통과 상실마저도 정직한 언어로 노래에 담아냈습니다. 젊은 시절 개인적인 아픔을 겪고 난 후, 그 감정들을 오롯이 쏟아부어 만든 앨범 'Blue'는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불멸의 명반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녀에게 음악은 삶 그 자체였고, 슬픔은 숨겨야 할 것이 아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위대한 예술의 재료였습니다.

침묵을 깨고 돌아온 전설

수십 년간 수많은 명곡을 남기며 살아있는 전설이 된 2015년, 그녀에게 뇌동맥류 파열이라는 끔찍한 시련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한동안 세상과의 모든 소통이 끊겼고, 말을 하고 걷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절망적인 상태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곁에는 음악이 있었습니다. 동료 뮤지션들은 그녀의 집에서 '조니 잼(Joni Jams)'이라는 음악 모임을 열며 그녀가 다시 악기를 잡고 노래할 수 있도록 도왔고, 그녀는 기적처럼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기적이 된 감동의 무대

그리고 2022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 모두가 기적이라 부르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오른 그녀가 20여 년 만에 풀타임 공연을 선보인 것입니다. 특히 그녀의 대표곡 'Both Sides, Now'를 부를 때, 깊고 허스키해진 목소리로 "이제야 삶의 양면을 알 것 같아요"라고 노래하는 모습은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을 울렸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순히 노래가 아니라, 두 번의 거대한 좌절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선 한 인간의 위대한 삶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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